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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6년 윤선거(尹宣擧) 간찰(簡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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頓首言 日月不居
祥事已迫 痛傷之私 此猶難堪 況我
孺慕罔極之懷 何以自定 憂戀之誠 寤寐不
忘 實當專伻送候
侍下興寢氣力之如何 而朴女上京之行 人馬畢徃
無人可以傳報者 只自耿介而已 意外
哀書耑到備審日間
奉承餘孝履支勝 區區者第用慰幸 此病若?
少可 則擬待變除之日 趍造
將事之後 而經春猶苦 迄未出入 末由自運於江
路 坐此瞻想 祗益悲像而已 當於四月間 及觀
澹然之期 以謝不敏之計 未知此誠之終成否也
千萬只此 謹拜奉疏 尹宣擧 疏上
兪正言 進士 秀才 大孝 僉哀次
丙午 二月十七日
번역문

1666년(현종7) 2월 17일 윤선거가 유명윤(兪命胤) 형제에게 보낸 서간

머리를 조아리고 아룁니다. 세월은 멈춰있지 않아서 대상(大祥)을 치를 날1)이 이미 다가왔습니다. 비통한 심정은 저도 오히려 감내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우리 여러분의 마음이 어떻게 편안할 수 있겠습니까? 근심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자나 깨나 잊지 못합니다. 실로 마땅히 심부름꾼을 보내서 어머님을 모시는 생활에 기력이 어떠하신지 안부를 여쭈어야 하는데, 박녀(朴女 윤선거의 딸)가 서울로 올라가느라 사람과 말이 모두 떠나서 소식을 전해 줄 만한 사람이 없으니 그저 절로 마음에 맺힌 듯합니다.
뜻밖에 상중에 보내신 편지가 도착하여, 근래에 어머님을 모시는 근황을 잘 버텨 견뎌내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잘것없는 저는 그저 위로되고 다행스럽습니다. 이 병이 만약 조금 나으면 변제(變除)할 기일을 기다렸다가 달려가서 제사의 말석(末席)에라도 참여하려고 했는데, 봄을 지나면서 오히려 심해져 지금까지 출입하지 못하고 있으니 강로(江路)를 스스로 운행할 길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우러러 그리워하며 그저 더욱 슬피 상심하고 있을 뿐입니다. 마땅히 4월 무렵 담제(禫祭)를 치르는 날에 뵙고서 불민(不敏)함을 사과드릴 생각인데, 이 뜻이 끝내 이루어질지 모르겠습니다. 할 말은 많지만 이만 줄입니다. 삼가 절하고 편지 올립니다.

병오년(1666, 현종7) 2년 17일 윤선거 드림

대효(大孝)이신 유 정언(兪正言 유명윤), 진사(進士 유명필), 수재(秀才유명흥)께
1)대상(大祥)을 치를 날
유계의 사망일이 1664년 2월 25일이므로, 다음 달이면 만 2년이 되어 대상을 치를 시기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