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숙종 조)에 晝講에서 당시 參贊官이었던 李聃命이 민정에 대하여 구두로 아뢰자 이에 대하여 당시의 임금이었던 肅宗이 비변사에 의논하도록 명하고 이를 승정원에서 작성하여 담당 실무 관리에게 내린 啓下文書의 일종.

개요
參贊官이었던 李聃命이 晝講에서 당시 국왕이던 숙종에게 주계한 것에 대해 비변사에 품처하도록 명한 것을 승정원에서 문서로 작성하여 해당 실무관리인 낭청 鄭宇翰과 兵曹佐郞 沈枋에게 내린 啓下文書의 일종이다. 啓에 의하면 軍保納布가 가장 큰 민의 폐해로서 옛날에는 사대부 자제들이 모두 布役이 있었지만 지금은 國家의 紀綱이 해이해져서 양반 외에도 한산 서얼들까지도 피해나가서 군문에서 점점 늘어나는 액수는 오로지 약간의 양민들에게만 책임이 전가되어 가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양민들은 한집에 심지어 군역에 응해야 하는 사람이 4∼5인에 이르러 버텨나갈 재간이 없으므로 지금 비국을 열어 각 군문의 액수를 상세히 조사하여 그 곤고함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할 것이라고 상주하고 있다.

인물
李聃命(1646: 인조24∼ 1701: 숙종27)은 조선 후기의 문신. 본관은 廣州. 자는 耳老. 호는 靜齋. 이조판서 元禎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벽진이씨로 좌부승지 彦英의 딸이다. 許穆의 문인이다. 1666년(현종 7) 생원시에 합격하고 1670년 별시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여 성균관학유가 되고, 이어 봉상시봉사・승정원주서를 거쳐 홍주목사로 나갔다. 경신대출척으로 파직되어 아버지 원정의 유배지 초산에 따라갔다. 1683년(숙종 9)에 다시 복관되어 우승지・전라도 관찰사・부제학・이조참판 등을 역임하였다. 경상도관찰사로 있을 때, 賑政에 힘쓰고 선정을 베풀어 도민들이 그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永思碑를 세웠다. 외직에 있을 때에 견문한 사실과 軍政・戶布・試才 등의 시폐를 들어 시정책을 강구한 상소를 올렸으며 충주의 官屯田을 공주에 넘기는 것을 극렬 반대하였다. 「書傳箚疑」, 「記雷虹」 등 많은 雜著를 남겼고 저서로는 『靜齋文集』이 있다.

용어
晝講은 經筵이나 書筵에서 한 낮에 하는 進講을 말한다. 參贊官은 조선시대 經筵廳의 정3품 벼슬로 모두 7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6承旨와 副提學이 겸임하였다. 軍保는 조선시대 때 正兵을 돕기위하여 둔 助丁으로서, 원래는 병역을 면제받는 대신에 현역병의 농작에 노동력을 제공하도록 했으나 후에 군대의 비용으로 쓰기 위하여 役을 면제해주고 그 대가로 삼베나 무명 따위를 받아들였다. 隣保, 餉保라고도 한다. 廟堂은 조선시대에 의정부나 비변사를 이르는 말이었는데 여기서는 비변사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閑散은 한산인을 말하는 것으로, 맡아 하는 일이 없이 한산하게 지내는 사람을 말한다. 稟處는 임금이나 상관에게 여쭈어 처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郎廳은 조선시대 각 관아의 堂下官의 총칭으로서 郎官이라고도 한다. 備邊司는 조선조 때 군국의 사무를 맡아보는 관청. 11대 중종 때 삼포왜란의 대책으로 설치한 뒤, 전시에만 임시로 두었다가 임진왜란・정유재란 이후로는 의정부를 대신하여 정치의 중추기관이 되었음. 그 구성원으로 의정대신 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의 판서와 어영대장・금위대장・수어사・총융사・강화유수・대제학 등 문무 고관의 합의체였으며 유사 당상 8명을 두어 8도 구관의 임무를 수행하게 하였음. 고종 2년(1865)에 의정부에 합속됨. 備局, 籌司라고도 한다.

특징
신하가 政務에 대해 국왕에게 上奏하는 문서인 草記, 啓目, 啓本, 狀啓 등과는 달리 문서의 형태가 아니라, 口頭로 아뢰고 임금의 교시를 받을 경우 이에 대해 승정원에서는 이를 문서로 기록하여 해당 관청의 실무 관원에게 명하는 형태의 문서이다. 계하 문서의 일종이지만 정확한 문서명은 정확히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승정원에서 정방형에 초서로 계가 새겨진 계하도장이 찍혀있다. 이러한 문서의 정형적인 틀은 월일과 당시의 정황을 쓰고 아무개가 올린 계의 내용을 쓰고 그 다음 국왕의 교시내용을 쓴다. 그리고 그 다음 계하 도장을 찍고 그 문서를 받을 담당 관청의 실무자를 적는 형식이다.

집필자 : 작성일：2000-08-16